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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인정보 악용땐 ‘인권의 악몽’”

대니얼 해밀턴 ‘빅 브러더 워치’ 총괄이사는 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들이 정부 기관에 넘어가는 경우 ‘인권의 악몽’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시민사회가 기업의 정보 수집 및 활용을 감시하고 법적·윤리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빅 브러더 워치는 2009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비정부기구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왜 위치정보를 수집하나.

-애플·구글과 같은 기업들은 사용자의 위치정보와 같은 데이터를 미래 광고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에 대한 타깃마케팅 정보를 이용하기를 원한다. 기업으로서는 다양한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위치정보를 통한 타깃 마케팅에 대한 유혹이 크다. 정부가 기업이 축적한 개인정보를 감시에 활용한다면 ‘인권의 악몽’이 초래된다. 영국 사회에서도 애플과 구글의 고객 정보 수집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어떤 관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인식해야 하는가.

-개인정보 침해는 자유 국가의 시민 권리가 훼손된다는 의미다. 일상생활을 정당한 이유 없이 정부나 기업이 염탐하거나 감시하는 건 끔찍하다. 네덜란드 내비게이션 제조사인 톰톰(TomTom)사가 자사 단말기 사용자들의 GPS 정보를 정보기관에 판매했다. 익명 정보라고 해명하지만 누가 믿겠는가. 톰톰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팔아 700만 파운드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돈이 된다면 고객 정보도 유출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사례이다.

→스마트 기기의 그림자도 적지 않은데 무엇이 문제인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일반 전화와 달리 스마트폰은 이메일 계정, 개인 스케줄, 대화 내용, 신용카드 등의 금융정보 등 방대한 정보가 들어 있다.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해킹을 당할 경우를 상정하면 잠재적 위험은 더 크다. 개인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일본 소니의 해킹 사고는 거대 기업도 얼마나 보안에 취약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

→기업의 위치정보 수집 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없나.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위치정보 기능을 해제하는 것만으로도 일차적인 방지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 등의 기업이 서버에 저장하는 정보들에 대해 알기 어렵고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 자발적인 감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영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캠페인을 통해 기업이 가진 우리에 대한 정보를 감시하고 파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국 시민사회가 감시하고 행동해야 한다.

→기업이 정보 수집을 통해 데이터 마이닝에 나서는 이유는.

-기업들이 고객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가공하고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은 비즈니스에서 더욱더 중요한 기법으로 활용될 것이다. 기업들은 마케팅부터 이익을 침해할 위협을 감시하고 사기 행위를 탐지하는 기법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마이닝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고객 정보에 대한 데이터 마이닝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영국 사회에서 가장 개인정보 침해 이슈는 무엇인가.

-현재 가장 중요한 빅브러더 이슈는 무차별적인 폐쇄회로(CC)TV 확산이다. 런던 등 대부분 도시의 거리와 화장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 런던 시민이 하루 300번 이상 CCTV에 노출된다는 조사도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